마리 한정식 세브란스병원옆에 있네요.
지난달에 갔을땐 미리예약을 했지만 너무 늦게 갔기때문에 예약의 의미가 없었지요.
하지만 이번엔 정말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바로들었네요.
한시쯤에 갔는데도 대기할정도로 손님이 많았습니다. 무슨 날인가 싶은데도 무슨 날은 아니었네요. ㅎㅎ
지난번에 먹을땐 런치메뉴였지만 오늘은 본메뉴로 선택했습니다. 마리한정식을 본격적으로 느껴보기 싶어서...
첫번째 나온 부각입니다. 달지도 짜지도 않은 그냥 간식? 근데 간식이라 하기엔 심심할정도입니다.
MSG 혓바닥 덕분이죠...ㅎㅎ
지난번에도 먹었는데 이름은 이제 기억이나네요.
어찌보면 고급 술안주일수도 있는 이 음식이 한정식코스에 들어가 약간의 푸대접이랄까?
제가 별로 안먹었으니...ㅋㅋㅋ
부각은 주재료를 말린 상태 그대로 튀긴음식이라고 하네요.
절간음식으로 식물성만 섭취하는 스님들에게 동물성식품을 이렇게나마 섭취할수 있게 한건 아닌지...
부각과 함께 나오는 동치미!!!! 지난번 재미좀 봤던 동치미입니다.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네요.
다음 음식을 먹기 위한 위청소용이랄까 쏴악 속을 밀어줍니다. 다음 음식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셈이죠.
요즘 동치미 맛없는 집들 많아요. 특히 죽집에서 제공하는 동치미는 미칠정도로 맛없어요. 그걸 진짜 모를까요? ㅠㅠ
지난번 창가에 앉았을때와는 달리 화창한 햇살을 기대했지만 먼지하나 없는 진공상태같은 하늘을 보여줍니다.
오히려 이런 날씨가 사진은 잘나오겠지만 실내에선 별로내요. 내심 기대했는데...
정말 나이들어가보네요. 이렇게 날씨에 연연해 하는걸보니... ㅎㅎ
그 와중에 자연의 녹색도 담아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길건너편이 이화여대 뒷문입니다. 이화여대 캠퍼스를 계절별로 사진을 찍으러 갔지만 갈때마다 즐거운 캠퍼스이기도 합니다.
무조건 대형화된 캠퍼스보단 이렇게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캠퍼스가 훨씬 매력이 있네요. 연대 캠퍼스가 그런듯 합니다.
크기만 크고 너무 현대화 시키기 급급했다고 해야하나 정감가는 부분이 없어요. 제가 연대를 못들어가서 그런건 아닌데...
저는 연대보다 작은 캠퍼스의 서울 어느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ㅋㅋㅋ 별쓰잘데기없는 소릴...
오늘 참 말이 많네요.
오늘의 죽은 매생이 죽입니다.
그냥 생긴모습에선 비릴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역시 첫수저를 입에 넣는 순간 비림을 느끼려는데...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미역국 먹을때 느끼는 그런 비린 정도네요. 익숙지 않은 음식에 대한 쓸데없는 저항감이라고 해야할까요?
매생이죽이랑 이 샐러드 의외로 잘어울립니다.
채소를 그닥 좋아하는 편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싫어하는것도 아닙니다.
다만 지금처럼 이렇게 궁합을 맞춰 먹기 힘들다는것 뿐이죠.
아마도 대다수의 음식에 대한 편견은 이런 궁합이 문제가 아니었나 싶네요.
참 세상이 좋아졌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건 왜일까요? ㅎㅎ
회는 항시 소주와 함께 먹는 고급안주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언제부터인지 이렇게 단품으로 즐길수 있게 되었네요.
원래 좋은 세상이었는데 제가 고급스럽지 못한 탓이었겠지요?
여튼 와인같지만 건강에 좋은 음료수입니다. 이름은...ㅋㅋㅋ 몰라요. 아마도 10번쯤 가야 외울듯 싶네요.
이름이 뭐 중요합니까? 맛있으면 되고 다음에 먹고 싶을땐 이 사진보여주면 되고...긍정적 마인드로 살아야죠...
회부터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겁니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번 먹었던 요리와 본격적으로 다른 종류의 음식들이 나오기 시작했으니까요.
예전엔 구절판이라 했는데 이젠 칠절판으로 나오네요. 한정식의 꽃같습니다.
위에서 담아봤습니다. 오~ 위에서 담아보니 제대로네요. 이쁘지 않나요?
그릇이 이쁘기도 하지만 그릇을 돋보이게 해준 현란하지않으면서도 조화로운 색조화인듯 합니다.
식감을 느끼기보단 아깝다는 생각을 먼저하게 만듭니다. 그렇다고 먹는것에 대한 부담감을 느낀다는것은 아닙니다.
음식의 소중함을 느끼는것은 의외로 간단할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깔끔하고 정성스런 모습이 보여진다면 맛을 느끼기 이전에 소중함이 먼저가 되겠지요.
이런줄 알았다면 회를 좀 남겨두는건데..좀더 풍성하고 이쁜게 담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본격적으로 싸먹어봅니다.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쌓아올리며 무너질까 노심초사하며 스스로 온갖 집중력을 발휘해 넣고 넣어 만들었습니다.
남이 보기엔 쉽지만 전 너무 어려워요. 그렇다고 수전증이 있는것도 아닌데 말이죠.
사진을 올린것을 보니 제 스스로도 놀랍네요.
많이도 찍었구나...음식사진에 한이라도 맺힌듯...
실은 제가 제일 못찍는 분야가 이 음식이랍니다.
이상하게 사진을 찍으면 너무 맛없어 보여서 요즘들어 연습을 많이 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정식을 먹으면 찍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스스로의 연출도 고민할수 있어 좋네요.
이것만 가지고도 돈값어치 하네요. 제게는...ㅎㅎ
놀라운 음식하나가 나왔습니다.
호박안에 오리고기가 있네요. 오리고기만 있을까요?
일단 위에서 바라본 모습은 이렇습니다.
둥그런 호박 주위로 다시 둥그런 원을 그려준 센스가 돋보입니다.
색상도 그렇고 호박에 금메달이라도 걸어주려는 마음일까요? 아님 호박같은 얼굴에 귀걸이를 걸어준걸까요?
해석이야 보는이의 마음이구요. 2차원에서 3차원으로 리프팅을 시켰습니다. 호박이란 주제로...
그리고 또 그 안에 팽창을 꿈꾸는 다른 녀석들이 잔뜩 들어있구요.
입체감은 그냥 봐서는 모릅니다. 단면을 쳐야 보입니다.
고기속안으로 밥알들이 이렇게 쏟아져 나옵니다. 맛의 조화...
오리고기만 먹어봤습니다. 호박만 먹어봤습니다. 하지만 둘을 한꺼번에 먹는 순간 음식의 맛은 달랐습니다.
둘의 조화가 아니었다면 오리맛과 호박맛 그리고 밥맛 이었을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된 느낌의 이맛은 자연스런 동공의 크기를 이끌어냅니다. 제 동공만 커진것이 아닙니다. ㅎㅎ
드디어 신선로입니다. 신선로를 먹으려면 왠만한 코스요리 아니면 먹을 수 없는 그런 음식이죠. 한정식의 격조라 할까요?
먹어본지가 최소 5년이상은 된듯합니다. 그러니 무슨맛인지 알수가 없지요. 그냥 이름에서 끌리는 품격일수도 있지요. ㅎㅎ
비싸서 못먹는 음식으로만 생각나는 음식입니다. 과연 안에는 무엇이 들었을까요?
용광로의 불은 뜨겁습니다. 열심히 뜨겁게 달구고 저 물체를 보고 신선로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네요.
궁중음식으로 궁중에서 맛이 좋은 탕이라는 의미로 열구자탕이라 하였다고 하네요.
만들게 된 배경은 너무 길기 때문에 간단히 하면
누군가 화로를 만들었고 그 화로를 가지고 다니면서 여러가지 채소를 한데 넣어 익혀 먹었다고 합니다.
그가 죽고 난후에는 그 화로를 신선로라 불려지게 되었다네요.
만드는 법은 쇠고기와 무를 넣어 육수를 만들고 고기는 익은 것을 썰어 신선로 밑에 깝니다.
그런 다음 날고기들을 각각 양념하여 넣어주고 다른 생재료들이나 전등을 함께 넣어 낸다고 합니다.
결국 맛있고 건강에 좋은 식재료를 한꺼번에 다 넣어 끓여 먹는것이네요.
그럼 여기엔 무엇을 넣었을까요? 아래 동영상을 참고로...ㅎㅎ
전 미식가도 요리전문가도 아닙니다. 몰라요. 눈에 보이는것 외에 밑에 깔린 음식들이 있습니다.
새콤한 음식이 나왔습니다. 이름은 몰라요. 서비스로 나왔습니다. 서비스해주시는 분이 섭섭해 하시겠지만 어쩔수가 없네요.
아쉽게도 이 고기는 좀 뻑뻑했네요. 보통 보쌈고기는 부드러운 질감에 채소와 각종 김치가 어우러져 먹는 맛인데...
발란스의 문제가 아니라 메인이 고기인데 고기맛이 떨어지면서 다른 균형도 무너뜨린 느낌입니다. 안타깝네요. ㅠㅠ
역시 궁중음식...이거 넘 맛있어요. 너비아니인가요? 대체 누구에게 묻는거지? ㅎㅎ
달달하고 고소하고 부드럽고 간식으로 그냥 언제든지 먹고 싶은 음식입니다.
솔직히 고백합니다. 저 이거 연어인줄 알았습니다.
처음봤습니다. 당연 처음 먹어봤습니다. 세상에나 이렇게 맛있는 물고기가 있구나 하고 먹었습니다. 특히!!!
뒤에 말린 오렌지는 예술입니다.
한입 먹으면서 와 이 연어는 왜 이렇게 크고 맛있냐? 바보야...그건 연어가 아니라 메로야!!! ㅎㅎ
많이 먹으면 기름기가 많아서 느끼할거라고...
근데 겁나게 맛있었다는 말린 오렌지를 조금씩 뜯어먹으면서 먹었더니 상큼함이 돌면서 더 맛있게 먹었다는...
고추장을 넣으면 입맛이 더 도는것처럼 그런 작용을 하네요. 거의 다 제가 먹었습니다. 메로구이 팬이 되었네요.
만두국 밑으로 하얀 색 물체들이 보이시나요?
이렇게 귀엽고 앙증스런 떡이 들어있습니다.
어렸을적 누릉지탕이 제일싫었는데 이젠 항상 땡기는 음식이 되버렸습니다.
나이들어서 좋아진게 아니고 술을 좋아하니 자연스럽게 좋아진 음식이 되버린 셈이죠.
속을 든든히 해주는 묘한 매력이 있는 누릉지탕입니다. 이렇게 큰 대접으로 주셔서 ㅎㅎ
마지막 하일라이트 디저트 음식입니다.
다 못먹을줄 알았는데 결국엔 다 먹었다는 정말 놀랍습니다. 제 뱃속이 ㅎㅎ
한정식은 다양한 음식을 즐기면서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것이 단점이겠지요.
때문에 자주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분명 아닙니다. 그래서 한정식은 많은 사람들의 추천을 받아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경우는 그렇습니다. 그래서 처음 마리한정식에 갔었을때 지인들의 추천으로 가게 되었지요.
두번째는 방문은 또 다른 호기심에 가보게 되었습니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런치에 먹는 음식은 차이가 있을것 같아서 말이지요.
확실히 다르긴 다르네요. 물론 이 말엔 런치메뉴가 나쁘다는 말은 아닙니다.
점심에 먹기엔 아무래도 시간의 제약이 어느정도 있으니 그에 맞춰 구성된것이라는 생각을 한것 뿐입니다.
본코스에 있는 정식은 쉬지않고 풀로 먹어도 족히 한시간 이상 걸렸습니다.
제가 음식을 먹으면서 많은 수다를 떠는 편이 아니라 아마도 한시간반이상 걸리지 않을까 생각듭니다.
먹는 흐름으로 본다면 느낌은 아주 좋았습니다. 중간에 목마름을 느낄정도의 건조함도 없어서 좋았구요.
먹으면서 배가 불러온다는것은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식욕을 이겨내지 못하는걸로 봐선 시각적 효과도 톡톡히 한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냄새에 대한 느낌이 없었네요. 희한하네...
보통 음식이 나오기전 냄새로 뭔가를 느끼는것이 일반적인데 저는 후각적 부분을 전혀 못느꼈습니다. 마누라는 어땠을까요?
물어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갑자기 신기하네요.
아마도 사진을 찍느라 정신팔려 그랬나 싶기도 하고 아무튼 그 만큼 음식에 대한 디자인이 훌륭했다고 말하고 싶네요.
음식과 그릇 그리고 그에 맞는 디피가 식욕을 자극하기엔 충분했고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요소인 음식안의 음식도
퀴즈프로를 맞춰가는 기분으로 즐거운 식사시간이 되었네요.
마리한정식을 추천할까요? ㅎㅎ
제가 예전에 연극리허설 사진을 찍었을때의 일이었습니다.
촬영을 하면서 이렇게 재미없는 연극은 처음이라고 생각하며 사진을 찍은적이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사진을 건성으로 찍은것은 아니었습니다. 무대도 이뻤고 배우들의 열성도 좋았으니까요...
사진을 찍고 돌아가면서 본공연을 같이 볼 멤버들에게 이렇게 재미없는 연극은 처음이었다고 하면서 짜증나니 볼테면 봐라!!!
그렇게 말은 했지만 결국 같이 본공연을 봤습니다.
결과는?
세상에나 그렇게 재밌는 연극은 정말 처음이었습니다. 같이 간 멤버들은 리허설이니까 그랬던거 아니냐고 했고...
갑자기 왜 연극얘기를...제 섣부른 판단으로 하마터면 훌륭한 작품의 연극을 놓칠뻔한 적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만약 그런 내용으로 포스팅을 했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기회를 빼앗은 결과가 되었을까요?
음식도 그런것 같습니다.
아무리 사진을 잘찍어도... 그렇다고 제가 잘찍었다고 말하는것은 아니고...
아무리 설명을 잘해도... 그렇다고 제가 설명을 잘했다는것도 아니고...
직접 맛을 봐야 그 맛을 알수 있겠지요.
최소한 제가 이렇게 장황하게 쓸정도면 그래도 최소한은 할 식당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소리 재탕 삼탕하고 있지만 맛은 객관적이라 평가의 기준은 될수 없기에 저는 항시 종업원이나 사장님의 친절도를 봅니다.
그런면에선 최고의 식당임은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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